한글날의 유래와 의의
훈민정음 서문
쌀쌀한 가을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지는 10월의 가을이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마음이 함께하는 추석 명절 연휴가 지나고 일상을 맞이했다. 5일간의 연휴로 오랜만에 집에서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월요일. 새벽 날씨가 꽤 춥게 느껴졌다. 살짝 열어놓은 창문 틈으로 들어온 차가운 가을 공기가 이불 속에 스며들어 사람들을 한껏 움츠리게 했다. 새벽녘 차가운 가을 공기에 깨어 뒤척이다가 '따르릉' 알람소리에 기지개를 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출근해야지!"
더군다나 오늘은 월요일이다. 월요병과 함께 연휴가 끝나고 다시 맞이하는 일상이라 몸이 더 찌뿌둥했다. 며칠 더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 십, 수 천번 되내이며 일상을 시작했다. '이젠 언제 또 쉴 수 있을까'하며 달력을 보니 금요일이 한글날 휴일이었다.
□ 한글날의 유래
"나랏 말씀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말이 서로 같지 아니하니 어리석은 백성이 제 뜻을 이루지 못함을 가엽게 여겨 새로이 스물 여덟자를 만드노니 ... "
한글이 없었을 당시 우리나라는 중국의 한자를 차용(借用)했다. 그러나 한자는 뜻과 음이 한 글자안에 포함된 문자로서 우라나라의 말과 완벽히 대응하지 못하였다. '天'이라는 글자를 보고도 누구는 '하늘'이라 하고, 누구는 '천'이라고 읽는다. 심지어 대부분의 백성들은 이런 한자를 알지 못해 자신의 뜻을 문자로 쓰거나, 문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에 세종대왕은 하늘, 땅, 사람의 모습과 구강 구조의 모습을 본떠 28개의 문자를 새로 만들었는데 이를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고 하였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 25년(서기 1443년)에 완성하여 3년 동안의 시범 기간을 거쳐 세종 28년(서기1446년)에 반포되었다. 당시의 훈민정음(이하 한글)은 중국의 한자를 중시하던 사람들에 의해 '언문'으로 불리며 그 가치를 낮추어 보았다. 하지만 백성들을 중심으로 한글을 배우고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한글 소설이 생겨나며 전국적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한글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문자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한글날의 의의
1926년 일제강점기시절 처음으로 한글날을 제정했다. 조선어연구회(朝鮮語硏究會)에서는 음역 9월 29일(당시 양력 11월 4일)을 '가갸날'이라고 정했다. 이는 한글이 반포된지 480년이 되던 해였다. 음력 9월의 마지막날인 29일을 한글날로 정한 것은 세종실록 28년(서기 1446년) 9월조에 '이 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를 근거로 한 것이다. 또한 이름은 '가갸날'로 한 것은 한글을 '가갸거겨', '나냐너녀' 하듯이 배울 때였기 때문이다.
1928년 '가갸날'을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1931년에는 음력이었던 한글날을 양력으로 고쳐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는 환산 방법의 문제로 여러 차례 한글날이 바뀌기도 했다. 1945년 광복이 된 후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했고, 1946년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였다.
한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일이 발생했다. 1990년 8월, 휴일이 많으면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경제 단체의 문제제기로 인해 한글날은 단순 기념일이 되었다. 하지만 한글 단체의 국경일 제정 운동이 이어진 결과 2005년 12월 29일 국회에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2006년부터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이 되었다.
한글이 발명되기 이전의 대한민국은 어떠했을까?
어려운 한자를 읽고 쓰는 사람은 아주 소수였고, 문맹률이 매우 높은 나라였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문화 수준은 낮았고 국가의 발전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때 한글은 국문(國文, 나라의 언어)로 인정되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한글의 우수성(배우기 쉽고 우리말에 맞는 언어)이 인정되면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나라의 문자로 자리잡았다.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재 지정됨에 따라 많은 이들이 한글날의 존재를 알고,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만약 한글날이 국가공휴일이 아니었다면, 바쁜 현대인들은 이를 잊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이번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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